

당신이 서 있는 땅 위에
on the ground, which you are stepping on
2022.02.27.-03.06
'당신이 서 있는 땅 위에'는 불안한 현 환경 속에서 고도화된 도시개발과 대지 아래 발견된 과거 문화재의 극대 비를 시각화해서 연결하는 프로젝트이다. 작품 속에 늘 장치된 '극과 극에 대하여'라는 작가의 물음은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그 모든 물질의 양면성 그리고 동시에 모든 생명공동체의 조화를 가리키고 있다. 비단 음과 양이라는 상투적인 동양 철학적 요소를 떠나서, 나 혹은 우리가 삶 속에서 모든 물질과 조화를 이루며 잘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현대사회 속 우리의 위치는 마치 대립이라는 큰 소용돌이 속과 같으며, 대지 위 지나친 도시개발의 현대화는 우리를 더욱 극과 극으로 몰아치게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생태학자인 알도 레오폴드의 저서 [모래 마을 연감](A Sand County Almanac)에서 유래된 '대지 윤리'를 살펴보면, 생명을 가진 개체로 도덕의 대상을 한정하지 않고, 모든 것들을 포함하며 상호 의존함으로써 존재하는 공동체인 대지를 도덕의 대상으로 삼는 윤리를 다루고 있다. 이렇듯 대지 윤리에서 이성적인 인간은 위대한 정복자에서 대지 공동체의 평범한 구성원으로 바뀌게 된다. 대지는 인간을 비롯한 자연의 모든 존재가 서로 그물망처럼 얽혀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과거나 현세 대지의 소유는 여전히 지위와 권세를 상징한다. 일례로 과거 대지에서 일부였던 흙에서 탄생한 도자기들은 일상적인 식기와 저장 용기, 때로는 제작의 기술에 따라 다양한 장식으로 소유자의 지위와 권세를 상징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당신이 서 있는 땅 위에'는 대지 윤리에서 언급된 인간과 대지의 상호의존 관계를 다루고 있다. 특히 드로잉 시리즈에서 환경의 물질적 요소인 북극의 얼음과 마치 종이처럼 구겨진 지층의 landscape 이미지를 대립시키고, 흙과 물, 그리고 땅에서 후대가 채굴한 선조의 토기, 토우(동물 형상, 종교적 아이콘) 도기인 유물들이 문화재라는 과거의 오브제를 통해 오히려 관객에게 현대사회 속 인간의 부재를 느끼게 한다. 또한, 영상 설치작업 '역사적이지 않은 유물 (unhistorical Artifacts)', 2022에서는 작가가 습득한 세라믹을 설탕으로 재현하였다. 바닷속에 수침된 유물 위에 마르고 갈라진 땅의 영상 장면전환은 마치 가뭄과 풍요 그리고 그 속에서 감내한 유물의 고요한 시간의 공존을 보여준다. 영상 속 물과 대지의 극성에 놓인 재현된 설탕 도자기는 재료의 물성만으로도 언젠가 깨지고 녹아 없어지는 공존과 소멸도 함께 보여준 후, 다시 인간에 의해 복원되는 일련의 회귀의 프로세스를 암시한다.

<historical Artifacts>,나무판넬 위에 페인트, 색연필, 흙, 토기 오브제_가변설치, 2022,
72.5x60.5cm_34.8x27.3cm_27.3x22cm(3set)_22.7x15.8cm(3set)

전시전경: <당신이 서 있는 땅 위에>,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22

<당신이 서 있는 땅 위에 I>, 종이 위에 색연필, 230x120cm, 2022


